"상임위별로 상시 국감하자"···위기의 국감, 대안은?

그래픽= 이승현 디자이너

난무하는 '호통'과 '폭로', '무한반복'되는 똑같은 질문. 정책에 대한 깊이있는 질의는 오간 데 없는 '수박 겉핥기'식 국정감사…
대안으로 '분리국감'이 추진됐지만 이마저 '세월호 정국'에 떠밀려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이런 식이라면 굳이 해마다 정기적으로 국감을 하려고 몸부리칠 필요가 있는가?" 이런 '자조'까지 나온다.


전문가들은 현 국감 제도에 대한 대안으로 △상임위원회별 상시 국감 △국정조사 활성화 △감사원의 국회 이관 △외청·지방청에 대한 격년제 국감 등을 제시하고 있다. 현행 정기 국감 제도의 존속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김삼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정치입법팀장은 "국회 상임위별로 연중 상시로 일정을 정해 국정감사를 해야 피상적인 국감이 아닌 체계적인 국감이 될 수 있다"며 "임시국회가 열리지 않는 기간에 국감을 진행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국정감사에서 빠진 내용은 국정조사를 실시해 다룰 수도 있고, 필요하면 청문회도 가능하다"며 "현행 제도 아래에서 부실 국감이 뻔한 상황이라면 상시 국감으로 효율적인 시기에 행정부를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행정부에 대한 국회의 감사 기능 강화 차원에서 감사원 일부 기능을 국회로 이관하는 방안도 제기됐다.


국회입법조사처 관계자는 "국정에 대한 감사에 있어 국회와 감사원 사이에 기능의 중복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감사원의 양대 기능인 직무감찰과 회계검사 가운데 회계검사 기능을 국회로 이관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효율적 감사를 위해 외청·지방청에 대해 격년제로 국감을 실시하는 방안도 나왔다. 실제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야당 간사인 윤호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한때 국세청·관세청·한국은행의 지방청·지방본부 등에 대한 격년제 국감을 검토하기도 했다.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너무 많은 피감기관을 선정해 수박겉핥기식 국감이 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며 "외청 등 중복으로 감사를 받는 기관 때문에 반드시 감사를 받아야 할 기관들이 감사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정인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역시 "국정감사의 효율성과 심층성을 높이기 위해 피감기관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정기 국감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홍완식 한국입법학회 회장(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우리는 역사적으로 입법부가 행정부보다 약했다"며 "만약 (정기) 국감이 없었다면 행정부에서 자료 하나 내놓겠느냐"고 했다.

이어 "옛날에 국감이 없었을 때는 행정부에서 자료도 안 줬고, 의회는 행정부가 뭘 하는지도 몰랐다"며 "지금의 국감은 우리에게 나름대로 적합한 것을 만든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국감 준비 과정에서 자료 제출 문제를 놓고 국회와 피감기관이 매년 실랑이를 벌이는 문제도 해결해야 할 병폐로 지목됐다.

최 입법조사관은 "피감기관의 자의적인 자료 제출 거부를 차단하기 위해 법률로 자료 제출 거부의 사유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며 "행정부가 작성해 보관 중인 문서의 목록을 국회에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하는 것도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